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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2화 치사하게 이러기냐?
엽현이 고개를 들자 정면에 요수 하나가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작은 산처럼 커다란 덩치를 지닌 요수는 원숭이와 묘하게 닮아있었는데, 두 팔은 마치 기둥처럼 두꺼웠고, 엉덩이 뒤쪽으로는 긴 꼬리가 달려 있었다.
요수왕 수금!
엽현은 첫눈에 상대의 정체를 알아차렸다.
수금이 엽현을 매섭게 쏘아보며 입을 열었다.
“인간, 이런 식으로 대황산맥을 가로지를 셈인 거냐?” 엽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에 수금이 갑자기 두 다리를 쫙 벌리며 섰다.
“본왕도 그리 정이 없지는 않다. 기회를 줄 테니, 내 가랑이 사이를 기어가 보거라!” 이때, 엽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천천히 수금을 향해 다가갔다. 수금 바로 앞에 도착한 엽현은 무릎을 꿇는 척하더니, 갑자기 검을 빼 들고서 수금의 사타구니를 강하게 후려쳤다.
쾅-!
한 줄기 검광이 수금의 하반신에서 번뜩였다. 하지만 수금은 타격을 입기는커녕 웃으며 엽현을 내려다볼 뿐이었다.
기습에 실패한 엽현은 서둘러 백 장 밖으로 물러났다.

수금은 자신의 사타구니를 손으로 툭툭 치며 엽현을 향해 기분 나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 정도로는 본왕의 물건(?)에 흠집도 내지 못한다.” “…….” 엽현은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수금의 육신은 지금까지 만났던 요수들에 비해 훨씬 더 단단했다.
하지만 엽현은 전혀 두렵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오픈홀덤 상대가 약하지 않다는 것에 흥분된 상태였다.
“후후, 벌레 주제에 감히 내 영역을 침범하다니. 너는 오늘 본왕의 주먹에 먼지가…….” “말이 많다!” 상대의 말을 끊은 엽현은 그대로 자리에서 사라졌다.
이와 동시에, 한 줄기 검광이 수금을 향해 날아들었다.
이를 본 수금은 비웃으면서, 오히려 머리를 앞으로 내밀었다.
쾅-! 세이프게임
검광이 작렬했지만, 수금의 머리는 상처 하나 없이 멀쩡했다.
하지만 그의 주변 공간은 바로 무너져 내렸다.
“하하, 인간! 네가 아무리 발버둥 쳐 봐야…….” 바로 이때, 무너진 공간에서 수백 개에 달하는 기검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를 눈치챈 수금이 황급히 빠져나가려는 이때, 기검들이 일제히 폭발을 일으켰다.
콰쾅-! 세이프파워볼
엄청난 폭음이 작렬하고, 수금 주변의 공간이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이와 함께 강력한 폭발이 수금을 백 장 밖까지 밀어냈다. 이 순간, 수금을 중심으로 반경 천 장 이내의 공간이 완전한 어둠으로 변했다.
비틀거리며 멈춰 선 수금은 안색이 크게 일그러졌다.
그의 몸은 이미 수많은 검상으로 인해 만신창이가 된 모습이었다.
수금이 흉악한 표정으로 고개를 든 순간, 멀리 엽현 주변으로 엄청나게 많은 숫자의 기검이 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찰나의 순간, 수만에 달하는 기검들이 일제히 수금을 향해 날아들었다.
이 파워볼사이트 모습에 눈살을 찌푸린 수금은 정면으로 달려들면서 통렬한 일권을 뻗어냈다.
콰쾅-!

천지를 뒤엎을 위력이 장내를 강타하면서 기검들이 하루살이처럼 터져 나갔다. 하지만, 이 충격으로 수금 역시 뒷걸음질 칠 수밖에 없었다.
바로 이때, 엽현이 자리에서 사라졌다.
다음 순간, 파워볼게임사이트 수금 주변에 나타난 여러 개의 검광이 공간을 난도질하기 시작했다.
파파파팟…….
엄청난 속도의 공격은 약 일 각가량 이어졌다. 이때, 검광이 폭발하면서 엽현이 다시 원래 자리에 모습을 드러냈다.
연기가 걷히고 나타난 수금은 여전히 멀쩡한 상태였다.
전신에 수많은 검상이 존재했지만, 인간으로 치면 작은 생채기가 생긴 정도로 치명적인 부상은 결코 아니었다.
이 모습을 보자 엽현은 자신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이 요수의 방어력은 지금까지 그가 만났던 그 어떤 요수보다도 월등했다.
이때, 자신의 몸을 슬쩍 살펴본 수금이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인간, 정말 이게 다냐?” 말이 끝나기 무섭게 수금이 엽현을 향해 태산 같은 주먹을 휘둘렀다.
쾅-!
강대한 기운이 쏟아지자, 두 사람 사이의 공간에 커다란 균열이 일었다.
수금이 출수한 이때, 엽현 또한 잔상을 남기며 자리에서 사라졌다.
수금이 엽현의 위치를 찾으려 두리번거리는 순간, 그의 머리 위로 한 자루 검이 수직으로 떨어졌다.
퍽-!
순간, 엽현의 양팔에 엄청난 충격이 전해졌다.
마치, 맨손으로 강철을 후려친 듯한 느낌이었다.

반면, 수금의 머리는 아무런 이상도 없었다.
공격이 무위로 돌아가자, 엽현은 재빨리 수금의 오른쪽 눈을 향해 검 끝을 들이밀었다.
이때, 수금이 눈을 꾹 감았다.
퍽-!
회심의 일격이 의미 없이 막히면서 엽현 또한 뒤로 날아갔다. 바로 이때, 수금이 빠른 동작으로 엽현을 따라잡으며 강력한 일권을 날렸다.
콰쾅-!
공간이 와르르 무너지면서 엽현의 신형이 천 장 밖으로 날아가 지면에 처박혔다.
엽현이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난 순간, 수금의 주먹이 큰 회오리를 일으키며 날아들었다.
순간, 엽현은 거대한 산이 눈앞으로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는 엄청난 압박감이었다.
별수 없이 엽현은 재빨리 지면을 박차면서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이 순간, 엽현이 있던 자리가 와르르 무너지더니, 반경 천 장 이내의 공간이 온통 암흑천지로 변했다.
이 위력에 다시 수백 장 뒤로 밀려난 엽현은 자리에 멈추자마자 검집에서 검을 꺼내 휘둘렀다.
발검술(拔劍術)!
순간, 한 줄기 검광이 허공을 양단하며 섬광처럼 날아갔다.
이에 수금은 한 팔을 들어 얼굴을 가로막았다.
이때, 검광이 떨어졌다.
쾅-!
검광은 또다시 수금의 방어를 뚫지 못하고 사라졌다.
바로 이때, 한 자루 검이 이번에는 수금의 목을 노리고 날카롭게 날아들었다.
퍽-!
순간적으로 중심을 잃는 듯 보였던 수금은 재빨리 자세를 고쳐 잡으며 엽현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이에 엽현은 황급히 검을 세워 방어 자세를 취했다.
퍽-!
엽현이 그대로 검과 함께 천 장 밖으로 튕겨 날아갔다.
자리에 멈춰 선 엽현이 곧바로 붉은 선혈을 토해냈다.
엽현은 입가의 피를 닦으며 멀리서 자신을 응시하고 있는 수금을 노려보았다.
정말이지 단단해도 지독하게 단단한 육신이었다.
방법이 없는 건 아니었다.
만약 수명을 태워 명검을 소환하고, 여기에 발검술의 위력까지 더한다면 제아무리 수금이라도 타격을 받을 게 분명했다.
하지만 수명을 태우는 것은 어찌 보면 외력을 이용하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니, 가능한 지양하는 것이 옳았다.
바로 이때, 수금이 갑자기 하늘 높이 뛰어오르더니, 엽현이 있는 곳을 향해 크게 주먹을 휘둘렀다.
정신을 차린 엽현은 화들짝 놀라며 재빨리 신형을 이동했다.
쾅-!
엽현이 사라진 직후, 그가 있던 자리게 한 편의 흑동으로 변했다.
엽현은 암역을 쓸 생각은 하지 못했다. 설령 암역과 검역을 동시에 펼친다고 하더라도, 수금의 피부를 뚫을 수 있다는 확신이 없기 때문이었다.
만에 하나 시도가 무위로 돌아간다면, 괜히 기력을 소모한 자신이 더욱더 불리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때, 수금이 엽현을 향해 비웃음을 터트렸다.
“인간, 쥐새끼처럼 피하기만 하는군!” “흥! 덩치는 산만한 게 무슨 말이 이렇게 많아!” 음성이 떨어짐과 동시에 엽현이 자리에서 사라졌다.
팟-!
한 줄기 검광이 비수처럼 수금의 가슴에 꽂혔지만, 역시나 단단한 피부를 뚫을 순 없었다.
수금이 씩 웃으며 주먹을 휘둘렀다.
쾅-!
검광이 산산이 흩어지면서 엽현 역시 수백 장 멀리 튕겨 날아갔다.
이때, 엄청난 숫자의 기검이 나타나 수금 주변의 공간을 종횡무진 베어냈다.
하지만 이 또한 수금에게 상처를 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수금은 가소롭다는 듯 가슴을 툭툭 털어내며 엽현을 응시했다.
“인간, 지금 내 약점을 찾아보려 하는 건가?” 엽현은 아무 대꾸도 없었다.
수금의 짐작대로 그는 조금이라도 약할 만한 곳을 찾는 중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보아도 허점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후후, 지금이라도 항복하면 목숨만은 살려…….” “거, 좀 조용히 하고 싸우자!” 엽현은 이번에도 상대에게 말할 기회를 주지 않고 신형을 날렸다.
쉭-!
한 줄기 검광이 허공을 가르자, 수금이 눈을 가늘게 뜬 상태로 양팔을 교차해 앞으로 내밀었다.
콰쾅-!
검광이 소멸한 이때, 또 다른 검광들이 정신없이 수금을 향해 날아들었다.
둘의 싸움은 곧, 장기전의 양상을 띠었다.
단시간에 승부를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엽현은 전투를 소모전으로 끌고 가려 했다.
일검에 끝장을 보지 못한다면, 천 번, 만 번이라도 검을 휘둘러서 쓰러뜨리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이 작전은 매우 위험했다. 수금의 속도가 다소 느리긴 하지만, 한 방만 제대로 걸리면 뼈도 추리지 못할 게 분명하기 때문이었다.
한순간의 방심으로 즉사할 수 있는 상황!
이렇게 엽현은 무려 두 시진 동안이나 날파리처럼 수금을 괴롭혔다.
노력이 헛되지 않았는지, 수금의 몸에도 하나둘 혈흔이 생겨났다. 비록 치명적이진 않았지만, 이 상처들은 점점 더 깊어져 갔다.
한 번 상처가 난 곳은 엽현의 검이 집요하게 날아들었기 때문이었다.
상황이 이쯤 되자, 조급해진 것은 오히려 수금 쪽이었다.
자신은 엽현을 공격하지 못하지만, 엽현은 조금씩이나마 자신에게 상처를 입히고 있기 때문이었다.
하늘을 뒤엎을만한 힘이 있더라도 맞추지 못하면 의미가 없는 법!
수금은 엽현의 옹졸한 전투 방식에 점점 이성을 잃어갔다.
반면, 엽현은 한참 신이 난 상태였다.
자신의 검이 점점 더 강해진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이와 동시에, 그는 자신의 반응 능력이 이전에 비해 향상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수금의 주먹 한 방이면 전세가 뒤집힐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움직임 하나하나에 매우 주의를 기울였던 것이다.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될 수 없는 상황에서 전투 감각은 극도로 예민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시간은 흐르고 흘러, 어느덧 세 시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수금의 상처는 상당히 깊어진 상태로, 이미 몸 전체가 피로 뒤덮여 있었다.
한편, 엽현 역시 상당한 기력 소모로 인해 안색이 창백했다.
무려 다섯 시진 동안 고도의 집중력을 유지한 채 검을 휘둘렀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하지만 검을 휘두르는데 몰입한 엽현은 전혀 힘든 걸 느끼지 못했다. 심지어 황홀한 기분마저 들었다.
이때 엽현의 머릿속에는 오직 검을 휘두른다는 생각뿐이었다.
이는 그야말로 전투에 대한 순수한 갈망, 아니 광기에 가까운 것이었다.
검광이 끊임없이 번뜩이는 와중에 엽현의 검은 더 빨라지고 예리해져 갔다. 수금은 가까스로 침착함을 유지하곤 있었지만, 그렇다고 뾰족한 해결책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엽현이 실수하길 기다리는 일뿐이었다. 하지만 엽현은 단 한 번도 실수하는 법이 없었다.
이렇게 두 시진이 더 지났다.
마침내 답답해진 수금이 주먹을 크게 휘둘러 엽현을 뒤로 물러나게 만들었다.
“인간! 쓸모없는 짓을 하는구나! 이런 식으로 본왕을 지치게 할 수 있을 줄 알았느냐!” 이 말에 엽현이 검을 빙글빙글 돌리며 미소를 보였다.
“헛소리 말고 맞는 데나 집중해!” 말을 마친 순간, 엽현이 수금을 향해 벼락처럼 달려들었다.
바로 이때, 수금이 갑자기 포효하듯 소리쳤다.
“출수!” 음성이 떨어진 순간, 갑자기 어디선가 강대한 기운이 엽현을 향해 날아들었다. 갑작스런 기습에 엽현은 피하지도 못하고 몸통을 내어주고 말았다.
퍽-!
엽현은 그대로 수천 장 가까이 날아 바닥에 쓰러졌다.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난 엽현은 입가의 피를 닦아내면서 수금을 노려보았다.
이때, 수금의 곁에는 매우 강해 보이는 요수 네 마리가 서 있었다.
이 모습에 엽현은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일대일 싸움에 치사하게 친구를 부른다고?” “흥! 내가 언제 혼자서 싸운다고 했느냐!” 수금의 대답에 엽현은 눈앞이 아찔해졌다.
“치사한 원숭이 자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