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OS파워볼
“제 19화
1권
나의 ‘모든 것은 뿌린 자에게 돌아가리니’를 쳐 논 상태에서도 그러는 것을 보니 몸이 안 좋아 단지 가려운 모양이다.
곧 100km의 바닥에 흙이 10km가 넘게 채워졌다.
평평한 바닥이 들어 올린 양손의 움직임에 따라 춤을 추듯 율동하며 중앙에 5km의 산을 형성하고 왼쪽의 땅을 비워가면서 오른쪽을 높인다.
단순한 손 움직임에 수십만 톤이 넘는 흙이 먼지처럼 휘날리며 지형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7서클의 마도사가 10톤의 흙을 움직이는 것이 한계라면 10서클의 마도사는 그 마력이 제공되는 한 무한히 움직인다.
대공동에서 마력을 축적한 생존 마탑의 도움까지 더하면 흙의 정령신조차 기가 정릴 정도의 권한을 보일 수 있는 것이다.
마치 작은 어항을 꾸미듯이 작은 손짓하나에 중앙에 산맥이 나타나고 거대한 구덩이가 왼쪽에 나타났다.
반감을 가지고 있는 이계의 정령신들도 엄청난 흙들을 마음대로 다루는 완전한 신의 권능 운용에 찬탄이 나올 지경이다.

양손을 실시간파워볼 뭉쳐 하늘 위로 들어 올리자 중앙에 모아 논 5km의 흙덩이가 공중으로 떠오른다.
측량도 힘든 엄청난 중량을 단지 의지로서 아무렇지도 않게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모습에 흙의 늑대신의 입이 벌어져서 다물어지지 않고 있었다.
‘내가 저 10분의 1이라도 가능한가? 저거 정말 인간출신이 맞아?’ 흙을 말아 올린 손이 원형으로 가운데로 모아갔다.
그러자 공중에 떠 있는 사방 5km의 흙덩이가 소름끼치는 괴음을 내며 압축되어 간다.
뭉쳐진 흙은 바위처럼 파워볼게임 단단해졌고 그것을 납작하게 다시 짓눌려 졌다.
양손이 좍 퍼져 거의 맞닿을 정도가 되자 압축된 흙에서 마찰열로 연기가 치솟았다.
그리고 이제 바위라고 불려야 될 만큼 굳어진 납작한 원형의 흙을 본래 위치에 떨어뜨렸다.
사방 20km정도의 평평한 둥근 암석지반이 공간 가운데 생겨났다.
오른손의 엔트리파워볼 엄지를 가볍게 위로 튕기자 암석지반 정중앙 10km 정도의 원 부위가 굉음을 내며 파면이 하늘로 치솟는다, 10km 정도의 폭으로 내부를 파낸 것이다.
이제 원반 모양의 안에 구멍이 생긴 바닥이었다.
‘컥-! 저걸로 공격당하면 어찌 되는 건가?’ 중급 신에 도달했던 자신의 전성기라도 갑자기 저런 식으로 대량의 흙으로 공격을 당하면 이길 방법이 없었다, 어지간한 신들조차 방비 못할 행위를 하면서도 아무런 부담이 없는 계약자의 능력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늑대신이 놀라던 말든 마도사는 부지런히 손을 휘저으며 대지를 다듬을 뿐이었다.

어느 정도 경험이 많은 정령 신들도 눈앞에서 벌어지는 상식을 초월한 역사에 침묵할 뿐이었다.
‘규모는 작지만 일반 EOS파워볼 신들은 수 만년은 걸릴 일을 단숨에 해치우다니 정말 상식 밖이군.’ 과거 신족들을 이끌고 바다 위에서 섬을 만드는 비슷한 일을 수행해 본 적이 있는 빛의 정령신은 이마에 핏대가 생겨났다.
대륙의 신들과 싸우다 세력에 밀려나서 영토를 잃고 바다 위에 큰 섬을 만들면서 겪은 고생이 생각난 것이다.
그때 800만에 달하던 자신의 하위 신족들이 1만년 가까이 바다 속을 헤집으며 섬을 만드는 중노동을 해야 했다.
겨우 만든 대지도 불안정한 지반 때문에 수시로 대지진이 일어나고 해일이 발생하기 일쑤였다.
그런 로투스바카라 대지에서 인간들을 번성시키는데 중급이하 신족들은 모두 직접 인간의 모습을 하고 원시부족들을 이끌면서 수천 년을 고생하였다.
그 와중에 해저에 살고 있던 토착 신들과 전쟁까지 치루면서 1만년 가까이 정신없이 살았다.
자신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생존을 위해서 살아야 했는데 대륙에 사는 신족들은 우아하게 차를 마시고 노래를 부른다.
여기에 야만 신족이라고 뒤에서 욕하는 것까지 꾹꾹 참아야 했다.
그리고 조금 살만해 지니 개망나니 남동생 녀석이 거의 정리한 토착신들과 손잡고 뒤통수를 쳐서 신계가 멸망했다.
여기까지 떠오른 과거의 기억에 손에 쥐고 있던 부채가 부서져 버렸다.
‘얼마 안 남았다. 받은 굴욕의 100배로 돌려주리라. 그리고 내 앞에서 인간들이 바친 비단 옷과 보석을 자랑하던 년들도 반드시 모든 옷을 갈기갈기 찢어줄 것이야.’ 과거의 생각에 빠져 혼자 화내고 고민하는 모습은 항상 비웃던 계약자와 너무 같은 모습이라는 것은 자각하지 못했다.
그리고 갑자기 폭우가 내릴 것처럼 번개가 치기 시작한다.

물의 정령 신에게 정기를 제공하고 물을 한정 없이 생산해내고 있는 것이다.
쿠르르르릉-! 우릉-!
대기가 습기에 가득 차며 비가 퍼붓기 시작한다.
물의 정령신이 갑자기 움직이는 물의 속성력에 당황한 듯 꿈틀거렸지만 저 강대한 마도신의 의지를 거스를 수 없었다.
마도사의 왼손이 가볍게 공간을 원으로 휘저으며 한 곳을 향하자 내리던 폭우가 오른쪽에 높게 생성된 고지에 물이 집중되었고 순식간에 사방 10km의 호수가 되었다.
오른 손의 약지가 눈앞에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직선으로 그어졌다.
파가가가가각-!
높은 고지와 중앙에 놓은 암반을 중앙을 관통하는 폭과 깊이가 100m의 도랑이 단 한순간에 생겨난다.
파편이 공중에 튀어 오르며 먼지를 폭풍처럼 일으키고 도랑은 바로 강이 되었다.
도랑을 타고 온 물로 암석지반 안에 파여진 구멍은 작은 호수가 되었다.
작은 호수를 만든 물은 다시 강을 타고 움푹 파인 오른쪽으로 향했고 작은 바다가 되었다.
물의 정령신은 몸부림치고 있다.
갑자기 부여된 강대한 정기에서 올라오는 쾌락에 이성을 잃을 지경인 것이다.
자신의 속성력은 물이며 뱀이기에 성욕과 관련이 많았다.
저 남자라고는 전혀 모르고 모든 일은 종속된 늑대신에게 맡기고 흙의 정령신의 흉내만 내는 처녀신과는 전혀 달랐다.
더군다나 자신은 이제 소멸 된 반려와도 성경험도 많았다.
구름처럼 곱게 말아 올려 공들여 정돈한 흑발이 몸부림에 한 가닥씩 풀려가며 극히 연한 금색 피부에 달라붙어 갔다.
피부에서는 남성을 부르는 향기가 퍼지며 자신의 주위의 물을 회색으로 물들여 가고 흥분을 가속화 하고 있는 것이다.
풍염한 몸을 감싸고 있던 궁의를 묶고 잇던 황금의 허리 줄은 언제 풀렸는지 모르지만 그대로 들어나려 했다.
필사적으로 손으로 막은 입술에서는 연신 달뜬 비음이 새내어 나오고 있었다.
주변의 정령신들만 아니었다면 당장이라도 본성을 드러내어 저 흑마도사를 덮치고 싶은 충동을 참지 못할 지경인 것이다.
“호오. 어린 것들 앞에서 무슨 추태인고?
그러고도 대륙의 인간을 만들었다고 자처하는가?” 빛의 정령신이 사태를 눈치 채고 빛의 신력으로 정기의 유입을 늦추고 물의 속성력을 억누르자 욕망이 가라않았고 그때 다행히 정기의 폭발적인 유입도 가라않았다.
황급히 옷을 다시 정돈하고 정신을 가다듬었다.
다른 정령신들은 마도사의 신의 상상을 초월하는 대역사에 몰두하느라 모르는 모양이었다.
“고맙군. 부끄러운 꼴을 보일 뻔 했다.” “설마? 감사받자고 한 일이 아니로다. 나의 충실한 종을 천민이 더럽히는 것을 싫어할 뿐이로다.” 감사의 말에 돌아오는 것은 혈압이 솟구치는 말이지만 이번에 신세 진 것이 있기에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수정을 해주어야 할 것이 있다.
“나도 신왕(神王)이었다만? 이제 신하도 백성, 영토도 없는 왕 노릇은 그만 두는 게 어떤가?” “하-! 가소로운지고. 남편에게 물려받은 왕으로 유세인 것인가? 짐은 직접 싸워 쟁취한 신왕이로다. 그까짓 나라? 1만년의 시간만 더 있어도 신계주신은 짐의 것이었다. 오호호호-!” 고마운 감정이 손톱만큼 남아서 자연스레 나오는 말은 속으로 삼켰다.
그녀가 신왕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아직 어렸던 남동생을 최전선에 보내고 나서였다.
‘순진한 남동생에게 뺏은 왕의 자리가 그렇게 자랑스러운 것이 아닐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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